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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갈곡천 탐조, 흰목물떼새, 물총새, 원앙 그리고 준설공사폐해(20240701)

by eistobathos 2024. 7. 1.

장소: 파주시 갈곡천

관찰종: 흰목물떼새, 물총새, 원앙, 황조롱이, 참새, 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검은댕기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 흰뺨검둥오리, 삑삑도요, 민물가마우지, 까치, 큰부리까마귀, 멧비둘기, 제비, 귀제비, 알락할미새 (21종)

민물가마우지 여러 마리가 전신주 마다 앉아서 헐떡이고 있었다. 날이 덥긴 덥나보다... 그런데 더우면 물에 들어가면 될 텐데... 잠영도 잘 하면서ㅎㅎ
물총새!! 오늘은 역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났다. 물총새와 나 사이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말이다!
거리가 가까웠던 덕분에 물총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잘 담을 수 있었다! 그걸 안건지 물총새가 화려한 뒷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게다가 오늘 여름의 늦은 오후 햇살이 물총새의 색감을 잘 담아내기 딱 좋은 조도였다!
쉽게 오지 않는 순간이라서 여러장을 찍어뒀다ㅎㅎ
물총새를 찍고 나니 머리 위에서 황조롱이가 정지비행 중이었다. 거리가 멀어서 유조인지 성조인지 분간은 어렵다. 하지만 고급기술인 정지비행이니 성조로 추정된다.
흰목물떼새를 찾던 중에 만난 집비둘기.. 뭐가 불만인지 나를 보곤 계속 울어댔다. 말이 통한다면 '너 왜 눈을 그렇게 떠?'라고 말해주고 싶은 순간이다.
어제 만난 흰목물떼새를 오늘은 다른 장소에서 만났다!
사실 오늘 탐조는 어제 본 이 흰목물떼새를 다시 보기 위함이었는데...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던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
흰목물떼새가 있는 장소는 흰목물떼새가 둥지 틀기에 좋은 조건의 장소이다. 그러나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건 사람의 출입이 쉬운 장소라는 점이다. 내 추정이 맞다면 둥지 틀 장소를 찾는 중인 것 같은데... 부디 갈곡천에서 그런 적절한 장소를 잘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인간인 내 눈에는 그런 장소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지난 겨울 준설공사로 하천 곳곳에 있던 모래톱들이 많이 사라진 탓이다.
원앙 가족! 아홉 마리 가족을 오늘도 다시 만났다. 그런데 이 녀석들 오늘도 어미새가 보이지 않는다..,;; 어미새에게 큰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부디 육추에 지처 근처에서 쉬는 중이길 바란다.
오랜만에 만난 삑삑도요! 하천의 풀이 커진 요즘 풀 사이에 잘 숨어다니는지 잘 안 보였는데 오늘은 보기 좋은 장소에 나타났다.
갈곡천 준설공사 현장 근처에서 만난 원앙 가족! 어제도 만났고 이 블로그에서 자주 만나는 여섯 마리 그 가족이다.

 

오늘 갈곡천을 둘러보니 작년과 달라진 풍경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지난 겨울 준설공사로 갈대밭을 모두 뒤엎은 구간들에 현재는 갈대들이 사라지고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라는 유해 외래종이 우세종을 점했다. 우리주변식물생태도감 에 따르면 단풍잎돼지풀은 '초지나 도로변의 문제잡초로 화분병을 일으키기도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고, '꽃가루를 흡수하면 알레르기성의 비염, 결막염, 기관지 천식 등의 화분병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그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라고도 기술되어 있다. 또한 가시박은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로 강둑을 따라 습한 지역에 분포하는데, 특히 한강권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길 등, 2005).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다.' 라고 기술되어 있다. 원래대로라면 아름다운 갈대밭을 뒤엎고 얻은 결과가 생태계 교란종들을 번성케 한 것이다. 이 공사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웃긴 사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올해 봄에 갈곡천 일대에서 돼지풀과 가시박을 제거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기사: '파주읍, 생태계교란 야생식물 제거 위한 민관군 합동 발대식') 단 이 행사로 제거한 돼지풀은 갈대밭 자리를 대채한 돼지풀이 아니라 제방 위에 산책로 주변에 난 돼지풀을 제거한 것이다. 정말 우후죽순의 하천관리이자 자가당착에 빠진 읍행정이다.

 

파주읍, 생태계교란 야생식물 제거 위한 민관군 합동 발대식

파주읍, 생태계교란 야생식물 제거 위한 민관군 합동 발대식 - 가시박, 돼지풀 등 갈곡천 인근 유해식물을 제거     파주시 파주읍은 생태계교란 야생식물 제거를 위해 민관군이 손을 잡고 총력

www.atpaju.com

 

갈곡천 공사전의 아름다운 갈대밭 풍경
작년 준설공사후 갈대는 사라지고 돼지풀과 가시박이 우세종을 점한 모습. 이러니 갈대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조류들의 모습이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정말 바보같은 행정이 너무나 안타깝다.
준설공사가 일어나지 않은 구간들은 아직 아름다운 갈대 밭이다.
현재 준설공사가 진행되려다가 멈춘 곳도 돼지풀이 아닌 갈대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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