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서산에 완벽한 봄이 찾아왔다. 벚꽃의 화사한 풍경과 비록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오늘 본 되지빠귀가 그 증거다. 오랜만에 산을 찾아왔다고 축하받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봉서산의 환영 인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무려 동박새와 검은머리방울새를 종추하게 해줬다. 조복넘치는 기분 좋은 탐조였다.
벚꽃이 가득한 등산로! 벚꽃이 흐드러진 탓에 꽃향기가 넘실거렸고 향기에 취해 꿀을 찾아 온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중정음의 현악기 연주처럼 들리는 봄이 만발한 봉서산의 풍경.동고비, 오랜만에 찾은 봉서산에서 동고비들이 활발하게 먹이 활동중이었다.쇠딱다구리, 동고비와 같은 장소에서 열심히 먹이 활동중이던 쇠딱다구리아물쇠딱다구리, 오늘은 나무를 타고 쪼는 종류의 새들이 숲속이 아닌 등산로 바로 옆의 나무들에서 활동중이었다. 덕분에 가까운 거리에서 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아물쇠딱다구리의 '혀'큰오색딱다구리 수컷! 큰오색딱다구리는 오랜만에 만났다. 더구나 수컷은 몇달 만에 본 것 같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오색딱다구리 수컷, 오늘 만난 딱다구리들 중에서 가장 멀리 있었다. 오늘은 봉서산에서 만날 수 있는 다섯 종류의 딱다구리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청딱다구리의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청딱다구리까지 모든 딱다구리들이 나무를 열심히 쪼아대는 소리와 풍경으로 봉서산이 시끌벅쩍했고 생동감이 넘쳤다.동박새! 종추!!푸른 하늘과 하얀 벚꽃 사이에 자태를 뽐내는 동고비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녹색의 몸통에 하얀 눈두덩이 귀여움을 극대화 시키고 시선을 단번에 집중시킨다!열심히 꿀을 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정신없이 아크로바틱한 자세에도 개의치 않고 꿀을 탐한다특히 이렇게 꽃무더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을 때는 동박새의 아름다움이 더욱 도드라진다. 탐조를 시작한 이래 만나고 싶어했던 새들중 하나가 동박새인데 오늘 그 소원을 풀었다. 걷던 도중에 갑자기 동박새 8마리가 눈 앞에 나타나서 너무 반갑고 놀랐었다. 그런데 동박새들이 꽃속에 파묻혀서 열심히 꿀을 먹느라 귀여운 자태를 보여줄랑 말랑하며 내 애를 태웠지만 오래 기다린 끝에 소중한 모습들을 담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거리가 살짝 멀리 있었다는 점이다.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검은머리방울새도 종추했다!동박새를 보고 난 뒤 기쁜 마음으로 하산하려던 중에 몸은 녹색빛깔 머리쪽에 검은 색이 보이는 새들의 무리가 숲에서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처음보는 새들이라서 열심히 동정하려고 했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나무 가지 사이를 옮겨 다니는 탓에 애만 탔다. 하지만 이번에도 꽤 시간을 들여서 지켜본 덕에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고 확인해보니 검은머리방울새였다.동박새를 본 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 있었고 또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던 꽃들과 이제 막 피어나는 참나무류의 잎사귀와 너무 흡사한 몸색깔 때문에 검은머리방울새를 관찰하거나 사진으로 담기가 참 어려웠다. 그래도 이정도의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찾아보니 겨울철새였다. 그런점에서 이제 한국을 떠나려는 무리를 운좋게 만난 것이다. 지난 겨울내 봉서산에서 보이지 않았던 친구들이니 아마도 다른 지역에서 월동하다가 이동중에 흐드러지게 핀 참나무류의 꽃을 보고 열심히 배를 채우고자 잠시 머무르는 것 같다. 많이 먹고 원기 보충해서 먼거리 잘 이동했으면 한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딱다구리류들도 가까이서 보고 보고 싶었던 동박새와 생각지 못했던 검은머리방울새까지 종추했으니 조복이 풍성하게 넘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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