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파주시 봉서산
관찰종: 아물쇠딱다구리, 어치(종추), 울새(종추), 동고비, 딱새, 까치, 멧비둘기, 쇠딱따구리, 오색딱다구리, 박새, 직박구리(11종)
숲에 녹음이 짙어질무렵 더이상 쉽게 새들을 찾아내기 어려워지자 한동안 봉서산에 새를 보러 가지 않았다. 그렇게 한 5개월 정도가 지났다. 이제 낙엽도 지기 시작하고, 산모기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짧게 봉서산에 카메라를 들고 다녀왔다. 그러나 낙엽이 지고 있는 건 맞지만 원래 나무가 빽빽한 산이었던 만큼 새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해도 저물고 있었기 때문에 탐조 하기에는 빛도 충분치 않았다. 그동안 해가 저물기까지 빛이 넉넉한 탁트인 천 위주로 탐조를 다녔던 탓에 숲 탐조의 감을 잃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조복이 있었다. 그동안은 빽빽한 나무 가지 틈새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어치가 오늘은 꽤 가까운 거리에서 온 몸을 드러내놓고 나타나 주었고, 하산 후 방심했던 순간에는 여지껏 숲에서 울음소리만 들었던 울새가 떡하니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치와 울새를 기록한 오늘로 내가 네이처링에 기록한 새의 종류가 99종에 이르렀다. 대부분 동네 뒷산과 하천을 산책하듯이 돌며 짧게 탐조하는 사람치고는 꽤 뿌듯한 성과라고 여긴다. 특별히 각잡고 탐조 모임에 참여하거나 탐조 여행을 떠나 본 적도 없고 말이다. 예외적인 탐조라면 기껏해 봤자 일 끝나고 들렀던 창경궁과 공릉천을 몇 번 방문 했던 적은 있지만 그 정도는 본격적인 취미로 탐조를 즐기는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튼 탐조를 통해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새들을 눈과 마음에 담으며 이 아름다운 생명체들과 공존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이 사실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내가 사는 파주 곳곳이 연이은 개발로 새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목격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역사회에서 새들과 공존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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