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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갈곡천 탐조, 황조롱이, 원앙 그리고 준설공사의 부당함(20240612)

by eistobathos 2024. 6. 12.

장소: 파주시 갈곡천

관찰종: 황조롱이, 원앙, 흰날개해오라기, 검은댕기해오라기, 참새, 붉은머리오목눈이, 꼬마물떼새,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까치, 큰부리까마귀, 찌르레기, 박새(16종)

 

최근 갈곡천 준설공사 현장문제 해결을 위해 이러저리 움직이다보니 탐조를 못했다. 갈곡천 공사현장을 가도 거기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하거나 공사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방문하다보니 영 탐조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런저런 검색을 통해서 찾은 자료들을 토대로 시와 읍에 문제 제기 하는 것으로 점차 실마리가 풀려가는 상황을 맞이했다. 처음에는 내 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할 것처럼 굴던 담당 공무원도 함부로 공사를 강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내가 수집한 증거 자료와 의문점들을 멸종위기 전문 언론 뉴스펭귄과 지역언론 파주에서의 두 기자님께서 적극 활용해서 각 기관을 취재하고 압박해 주고 계시며 또한 지역 환경단체인 파주환경운동연합과 파주녹생당 그리고 녹색연합의 법률지원센터에서도 도와주면서 처음 혼자 시작할 때 막막했던 상황이 반전되었다. 섣부르지만 공사 자체의 전면 중단 사유가 될 만한 여러 요소들을 발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기자님들 그리고 단체들과 지혜를 모아서 잘 활용하여 할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자 한다. 이렇게 희망과 힘을 얻은 탓인지 오늘 일정이 끝난 후, 갈곡천 공사 현장을 방문할 때 약간의 여유가 생겼고 카메라를 챙겨서 나간김에 짧은 탐조를 했다. 그러다가 공사현장으로부터 약 7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게 됐다.

전봇대 위에는 황조롱이, 보 위에는 암컷 원앙과 여섯마리의 새끼들이 있다. 처음 이 장면을 발견한 순간 황조롱이가 원앙 새끼들을 주시중일 꺼라고 생각해서 조마조마 했다.
하지만 황조롱이는 물쪽을 보고 있지 않았고 반대편 도로쪽을 보고 있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황조롱이가 다른 곳을 보고 있던 탓에 원앙 가족은 꽤 오랫동안 여유를 즐겼다.
그러다가 유유히 유영하면서 공사현장쪽인 상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건 탐조하는 차원에서 인상적이었지만 동시에 최근 갈곡천 준설공사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공사를 막으려는 나에게 의미있는 증거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처음 황조롱이와 원앙이 함께 있는 장면을 다시 보면 다음과 같다.

이번에는 빨간 동그라미를 주목해 봐야 한다.
빨간 동그라미를 확대해 봤다. 보이는가? 이 사진은 황조롱이와 원앙이 존재하는 곳이 어디인지 증거를 제공해 준다.

 

이 사진의 장소가 어디인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서 로드뷰로 다시 확인해 봤다.

빨간 동그라미가 보이는가? 같은 장소이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이 사진의 왼쪽 하단 보라색 동그라미와 사진 중앙 상단의 보라색 동그라미다. 이 기업의 이름은 이오북스이다. 기억해두자 이!오!북!스!
앞서 기억한 이오북스가 주황색 동그라미로 확인된다. 그리고 파란색 동그라미는 현대 갈곡천 준설공사가 이뤄진 장소 옆에 존재하는 이지킵이라는 회사다.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와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이 존재하는 곳은 공사 현장으로 환경파괴와 서식지 파괴와 먹이터 파괴가 일어나는 공사현장과 약 700m차이가 난다. 날개가 있어 직선으로 날 수 있는 새들에겐 더 짧은 거리이다. 이 말은 곧 현재 갈곡천 준설공사 현장이 법정보호종인 천연기념물 두 종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임을 말한다. 더구나 그중에서도 원앙은 아기새들을 키우는 중이다.

 

혹시라도 이지킵이 공사 현장 근처가 아니라고 의심할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각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다. 왼쪽 사진의 보라색 동그라미를 주목하면 필자가 공사현장 근처에 있는 회사라고 주장하는 이지킵을 로드뷰로 확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지킵 옆의 갈곡천이 준설공사로 파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왼쪽 로드뷰가 작년 6월에 찍힌 덕에 일 년 간격을 두고 같은 시기에 갈곡천의 모습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를 더욱 대비해서 보여준다.

 

이게 왜 중요할까? 이를 위해서 국토교통부에서 하천법 25조에 따라 발간한 문서인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발간등록번호: 11-1613168-000056-14, 경기도고시 제2016-5121, 관보 제18770(2016530) 8장' 의 내용들을 보면서 이야기 하겠다. 여기서 잠깐 갈곡천을 이야기하면서 왜 문산천에 관한 문건을 이야기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갈곡천이 문산천으로 흘러드는 문산천의 지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산천권역에 갈곡천이 포함된다.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 8장 45쪽을 보면 갈곡천의 전체 지도와 더불어 갈곡천에 법적보호종들과 천연기념물을 확인했으며 게다가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의 경우 '서식'이라고 따로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는 2015년에 조사하여 2016년에 발간한 자료이다. 법적으로 이 자료는 10년 단위로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니 시기적으로 지금까지 효력을 가지는 문서라 하겠다. 아무튼 이렇게 국토부는 파주시에게 갈곡천에 보호해야 하는 생물종이 존재한다고 기록된 공식 문건을 제공했다. 여기에 더해 필자가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기록해 온 기록에 따르면 필자는 갈곡천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0종과 멸종위기 종은 아니지만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2종 그리고 국내 보호종은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보호 받는 3종 총 15종의 보호 생물종을 발견했다.

 

다음으로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 8장 48쪽의 조금 더 세부적인 지도를 보자.

이 지도의 빨간 동그라미가 현재 준설공사 지역이다. 이 지도에서도 갈곡천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과 멸종위기종들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또 주목할 것이 있다. 그것은 연두색과 파란색 글씨로 써진 '복원, 보전 지구'라는 명칭이다. 이게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인이라면 단번에 이해가 가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런 명시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복원, 보전 하지 않는 공사를 진행한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니 이를 정확하게 알아봐야 겠다.
역시 같은 문서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 8장 4쪽에서 동그라미로 표시한 곳을 보면 '복원구역'과 '보전구역'이 무엇인지 왜 복원과 보전 구역으로 지정됐는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여기서 잠깐 현재 갈곡천 공사 현장이 어떤지 확인하고 지나가야겠다.

공사 현장의 모습이다. 이 모습이 국토부에서 발간한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에서 말하는 복원, 보전 구역에서 행해야 할 모습으로 보이는가? 아직도 아리송하다면 잠시 바로 위에 있는 복원, 보전 구역에 관한 국토부의 복원, 보전 구역 지정기준을 다시 보자!

 

국토부의 보고서 작성자들은 불안 했는지 친절하게도 갈곡천의 복원, 보전 지구를 왜 지정했고,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명시해준다. 아래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 8장 42-43쪽 자료를 보자.

 

이제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갈곡천에서 복원, 보전 지구로 지정된 곳을 해당 지자체가 어떻게 복원, 보전 해야하는지 말이다. 필자는 아무리 공사 현장 사진을 봐도 현재의 공사가 국토부가 제시한 복원, 보전 지구로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복원, 보전해야 할 지구를 무참히 파괴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자료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자료에서 구간 번호의 의미가 궁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필자가 주장하는 구간이 실제로는 다른 곳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끼워 넣는지 의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래 자료를 보자.
위에서 봤던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 보고서 8장 48쪽의 조금 더 세부적인 지도의 일부분이다. 갈곡천 흐름을 따라서 아래에서부터 쓰인 No. 3+405, No. 3+505, No. 3+700, .... No. 4+495가 보이는가? 이것은 갈곡천 지역을 구분하는 번호이다. 그리고 자료에서 보듯 공사현장은 No. 3+700 주변이다.
아직도 의심이 간다면 우선 위에서 '복원, 보전 지구'를 기록한 지도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공사 위치를 검색한 뒤 편집한 이 지도를 비교해 보라. 그리고 한참 앞에서 언급했던 공사 현장 근처에 있는 회사 이지킵도 상기하라. 만약 여기까지 했는데도 의심이 간다면 내가 제시 한 근거들을 가지고 관공서에 가서 지적도를 떼어보라.
다음으로 먼저 제시했던 복원, 보전 지구 문건의 일부이다. 이 구간의 번호가 보이는가? No. 0+000 ~ No. 5+132 구간이다. 조금만 위로 올라가서 확인하면 공사 현장의 번호를 확인 가능하다. 그 번호는 No. 3+700이다. 숫자를 셀 줄 알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No. 3+700은 No. 0+000 ~ No. 5+132 사이에 위치한다. 따라서 현재 공사 구간은 명백하게 국토부가 하천관리청을 통해 지정한 복원, 보전 지구에 속한다.

 

이번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국토교통부 발간 문산권역 하천기본계획서 8장을 살펴보면 현재 갈곡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정이 나와 있다. 이 보고서는 이미 현재 공사구역에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는 필자가 발견한 숫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일단 갈곡천에 국토부 공식문건으로 법정 보호대상이 존재함이 공식 인정 된 것이며, 따라서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서 지자체인 파주시는 갈곡천에 서식하는 보호대상과 그들의 서식처를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글을 통해 세세히 알아본 바와 같이 국토교통부는 갈곡천을 담당하는 파주시에 현재 공사구간은 지금과 같은 시공법으로 준설공사를 하면 안 되는 구간으로 명시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이와 같은 국토부의 지침과 보고서의 내용 그리고 법률이 규정하는 사항들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무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하는 갈곡천 준설공사를 강행했다. 이 얼마나 대담한 공무원인가? 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방만한 파주시의 행정인가? 필자는 몇 번의 블로그 글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생태적 차원에서 갈곡천 준설공사를 막아야하는 당위성을 이미 충분말했다. 그리고 이번 글을 통해서는 현재 갈곡천 준설공사가 행정적(?) 또는 법률적인(?) 면에서도 여러모로 부당한 공사라는 증거를 찾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사실을 어떻게 해서든 널리 알려서 지혜와 힘을 모으고 싶고, 이를 통해서 결국엔 현재의 반생태적인 갈곡천 준설공사를 막아내고 싶다.

 

그런데 때마침 필자는 오늘(6/12) 공사 현장 가까운 곳에서 너무나도 명백하게 법적 보호대상인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와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이 생태계 파괴라는 참극이 일어난 공사 현장을 서식지의 일부로 살아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발견하고 그 위치가 공사현장과 인접했음을 이 글로 증명했다. 더구나 원앙은 아기새들을 키우는 중이다. 위에서 살펴본 국토부에서 발간한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서의 내용들을 떠올려 보자. 파주시와 파주읍은 지금 갈곡천의 반생태적이고 하물며 국토부의 지침조차 따르지 않는 현재의 준설공사를 당연히 전면 철회해야하지 않을까? 필자는 이번 글의 논거가 이번 공사가 전면 중지되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상은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그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믿고 이번일을 이 블로그의 제목처럼 사부작 사부작 걸으며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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