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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갈곡천 탐조, 매, 삑삑도요, 밭종다리, 새매(20240313)

by eistobathos 2024. 3. 13.

장소: 파주시 갈곡천

관찰종: 밭종다리, 매, 새매, 황조롱이, 말똥가리, 까마귀, 까치,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비오리, 삑삑도요, 왜가리, 중대백로, 박새, 쇠박새, 직박구리, 되새, 방울새, 멧비둘기, 민물가마우지, 노랑지빠귀, 알락할미새, 쑥새, 알락할미새, 쇠기러기, 때까치(27종)

 

직박구리, 워낙 자주 보는 친구라서 사진을 안 찍은지 오랜 것 같아서 오랜만에 찍어 봄!
되새, 점차 여름 깃으로 바뀌는 중.
매 미성숙 개체! 우리동네에서 매를 보는 건 처음이다. 아마 오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었던 탓에 한강이나 임진강 하구쪽에서 활동하던 미성숙 개체가 바람을 타고 우리동네까지 온 것으로 추정.
멀리서 봤을 때 말똥가리인가 싶었지만 점차 가까워질수록 짙은 몸 색깔과 위장크림을 바른 듯한 얼굴을 보고 말똥가리가 아님을 알게 됐다.
미성숙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눈빛과 부리 그리고 강인한 다리에서 우리나라 최상위 맹금의 기운을 뽐내고 있었다.
주변에 까치들이 와서 울긴 했지만 말똥가리나 황조롱이를 대하듯 가까이 다가와 해코지는 못하고 있었다.
까치들도 상대가 급이 다름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크 봐도봐도 멋있다. 우연히 날아온 거로 보이는 만큼 전혀 생각치 못한 큰 선물같은 만남이었다.
쇠기러기, 이제 우리동네에 기러기들은 쇠기러기들만 남았다. 지난 가을 먼저 내려왔던 큰기러기들은 봄이 되자 먼저 날아갔고, 나중에 왔던 쇠기러기들이 좀 더 머무는 중이다. 이 친구들도 곧 있으면 북쪽으로 날아갈텐데.. 부디 여름 잘 보내고 가을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마음으로 빌었다.
삑삑도요. 여지껏 만난 중에 가장 가까이에서 삑삑도요를 만났다. 보통 삑삑도요들은 겁이 많아서 사람에게 곁을 잘 안 주는데 이 친구는 내가 뚝방길을 따라서 접근하고 있었음에도 나를 신경 안 썼다.
겁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인간은 물을 건너서 자기에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똑똑한 판단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내겐 좋았다.
이건 다른 녀석, 이 친구도 평소보단 훨씬 가까이서 만난 삑삑도요다.
번식깃이 짙어지는 중인 중대백로
비오리 수컷, 아직 떠나지 않은 비오리들이 반가웠다!
비오리 암컷, 비오리들도 날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ㅜㅜ
새매! 갑자기 나타내서 내 머리 위로 낮게 날며 지나갔다!
꽤 가까웠지만 빠르게 비행중이어서 초점을 잡기가 어려웠다.
까마귀, 입에 뭔가 물고 가길래 찍어 봄.
갈곡천을 사이에 두고 밭종다리와 눈이 마주쳤다!
15-20여 마리가 단체로 조금씩 이동하며 먹이활동 중이었다.
다음엔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길~
방울새
알락할미새 아종 백할미새 또는 검은턱할미새로 추정중 알락할미새는 워낙 아종이 많고 변이도 많아서 구분이 참 어렵다. 그래서 동정하기 어려운 경우엔 그냥 알락할미새를 봤구나로 퉁치곤 한다.
쇠오리, 평소 늘 오리들이 있는 곳에서 쇠오리들이 안 보여서 쇠오리들이 다 떠난줄 알았는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무리와 떨어진 곳에 단체로 모여 있었다.
때까치, 때까치 수컷 한 마리가 나무가지 사이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노랗게 익은 큰 머리 때문에 단번에 알아봤다.
말똥가리, 겨우내 너무 자주 만나서 익숙해진 말똥가리도 이제 떠날날이 멀지 않은 탓에 벌써 섭섭해진다.
쑥새, 요즘 산이나 개천 어디에서나 쑥새들이 자주 보인다.
노랑지빠귀
나무가지 사이에 숨어서 하늘을 주시한다. 겁쟁이 답다.

 

너무나 기분좋은 탐조였다. 예상치 못한 매도 만났고 평소보다 여러 종류의 새들도 만났고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짜증나고 불쾌한 순간들이 있었다. 갈곡천 주변에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간 사람들의 흔적과 갈곡천에 폐수가 배출되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비록 갈곡천이 1급수는 아니지만 2-3급수를 유지하는 하천이라서 많지 않은 수량에도 다양한 수생식물과 수생생물이 서식해서 이를 먹이로 삼는 새들과 포유류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꽤 괜찮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망치는 우리동네 주민들 때문에 너무 화가났고 슬퍼졌다. 특히 어디서 흘러오는 건지 그 원류를 찾기 어려운 폐수가 갈곡천으로 흘러들고 있었는데, 냄새로 봐서 가축분뇨로 추측되었다. 붉게 물든 실개천이 갈곡천에 합류하는 장면과 그 역한 냄새에 가슴이 아프다.

갈곡천변에 버려진 쓰레기들 1
갈곡천변에 버려진 쓰레기들 2
갈곡천변에 버려진 쓰레기들 3
폐수가 실개천을 타고 흘러와 갈곡천의 합류하는 지점 붉고 탁해져서 바닥이 보이지도 않고 가축 분뇨 냄새가 진동했다.
합류지점보다 상류의 실개천 모습ㅜㅜ 폐수의 원류를 찾고 싶었지만 이곳보다 더 상류에는 아스팔트로 덮여있어서 문제의 근원을 찾을 수 없었다.
또 다른 폐수 방출지점에 의해 썩어가던 갈곡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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