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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임진각 탐조, 재두루미(20231018)

by eistobathos 2023. 10. 18.

장소: 파주시 임진각

관찰종: 재두루미(종추!)

 

이번 탐조는 맘먹고 한 탐조라기 보다 우연한 관찰이었다. 지인이 파주에 여행을 왔기에 임진각에서 만나기로 했고, 이맘때의 임진각 상공은 철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카메라를 챙겨서 임진각으로 향했다가 재두루미를 만났다. 사실 재두루미를 알아본 건 아니다.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임진각에 도착했을때 새들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흔히 보는 참새, 비둘기, 박새, 직박구리를 제외하면 황조롱이 한마리가 빠르게 날아가는 것을 말고 새들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지인을 기다리는 중에 상공에 커다란 새 두마리가 선회중인 것을 보았다. 본격 탐조가 아니었기에 쌍안경을 챙기지 않았고, 육안으로만 봤을 때는 선회중인 새들이 왜가리로 보였다. 아마도 이전까지 두루미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목을 접지 않고 날고 있었으니 그 점을 이상히 여겼어야 했지만... 이때까지 목을 접지 않고 날아가는 대형 조류는 저어새만 봤었을 뿐이었고, 당시 목격한 새는 흰색이 아닌 회색빛 날개였기에 왜가리로 인식했던 것이다. 아무튼 최근 M모드 촬영을 연습중이었으니 연습삼아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선회중인 두 마리를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그리고 곧 지인이 도착했기에 지인과 일정을 소화한 후 따로 사진을 확인하면서 놀랐다.

 

비록 멀리 있는 새들을 찍었기에 그 모습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확대해보니 이는 분명 왜가리가 아니었고, 도감으로 보던 두루미의 한 종류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둘러 네이처링에 사진을 올려서 다른 탐조인들에게 도움을 받은 결과 재두루미를 종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재두루미를 만난 탓에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고 후회가 밀려왔다. 마음 먹고 두루미 도래지에 가지 않으면 보기 힘든 재두루미를 만나고도 그 사실을 몰라본 덕분에 재두루미를 더 자세히 더 열심히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기품있게 비행하는 재두루미를 보았음을 알고나니 올 겨울에는 두루미를 탐조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재두루미 한쌍! 종추!!!
선회하는 모습이 정말 우아했다!
임진강 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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