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곡천 위를 날아다니는 쇠기러기와 큰기러기들갈곡천 옆 논에 내려 앉은 녀석들도 종종 있고삑삑도요들은 네 마리가 뭉쳐 다니고 있음저공비행하며 작은새를 사냥하던 새매돌아온 비오리 암컷!작년 11월에 대규모 준설공사로 생태계가 아작 나버린 구간에서 올해는 농어촌공사의 주도로 용수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바쁜 일상으로 한 달 만에 찾아온 갈곡천에서 진행중인 이 공사는 큰 소음과 중장비가 동원된 탓에 평소대로면 이 구간에 많은 겨울 철새가 머물렀어야 하지만 반경 적어도 7-800m 근처에는 새들이 접근하지 않고 있었다. 오늘 잠깐 보긴 했지만 평소 이맘때 만났을 새들에 비하면 오늘 만난 새들의 숫자와 종류는 거의 1/3 수준에 가깝다.그나마 성과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준설공사 재개 예정구간에는 공사가 재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과 가을 굉장한 애정을 쏟았던 것이 약간이나마 보상을 받은 느낌이다. 하지만 반대편 상황을 보니 지켜낸 갈대밭이 왠지 황량하게 느껴졌다.지난 밤 국회에 들여닦쳤던 계엄군을 보는 것과 같은 풍경이 갈곡천에서도 펼쳐지고 있었다. 인간이란 계엄군이 갈곡천의 생태계를 짓밟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지난 여름과 가을 만큼의 열정과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오늘은 이 일을 기록으로 남길 뿐이다. 너무나 서글프다. 그런 서글픔을 아랑곳 않는 듯 오늘의 초승달은 이질적이게도 하염없이 아름답기만 했다. 환경단체들도 시민사회도 여력이 없는 탓에 이 작은 갈곡천에 더는 관심을 두지 못한다. 이 슬픔이 오롯이 내 몫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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